서울에서 안정적인 정착을 해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충청도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지어오신 부모님, 그저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하셨던 선생님들, 명절이면 나에게 덕담을 해주시던 친척 어르신들… 그 많은 사람들 중 누구도 나에게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가르쳐준 사람도 본보기를 보여준 사람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왜 나에게 아무도 이런 말을 해주지 않았는지 원망스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원망만 한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니 마음을 다잡고 뭐라도 해야 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니 일단 도서관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가 뜨자마자 근처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도서검색용 컴퓨터에서 부동산으로 검색하니 엄청나게 많은 책이 있었다. 무슨 책을 봐야 할지 몰라서 최근에 나온 책을 아무거나 골라서 읽기 시작했다. 입지와 교통이 중요하다, 학군이 좋은 곳을 눈여겨 봐야 한다, 세금은 이렇게 해야 절세할 수 있다 등등 난생처음 보는 내용에 머리가 절로 아팠다. 사람들은 이렇게 어려운 걸 어떻게 공부하나 싶었다. 욕심을 버리고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얇고 그림이 많은 책 위주로 몇 권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아무리 여러 번 읽어도 모르는 내용은 넘기고 대충 알 것 같은 내용 위주로 읽었다. 그렇게 3권 정도 읽고 나니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종잣돈을 모아야 한다는 것, 부동산 임장을 자주 가고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 부동산 뉴스기사를 매일 읽어야 한다는 것 등등 부동산에 지름길은 없으니 조급함을 버리고 차근차근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을 쓴 저자들은 모두 자신만의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었다. 구독자가 몇 십만 명인 사람도 있었다. 전국에서 부동산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호기심에 ‘부동산 소액투자 기초’로 검색해서 나오는 아무 영상이나 보기 시작했다. 평균거래가격, 호가, 최근 실거래가… 처음 보는 용어가 마구 튀어나왔다. 기초라고 해서 본 건데 용어를 모르니 도통 따라갈 수가 없었다.
산 넘어 산인 느낌이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