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부동산 스터디 모임을 기다리면서 이전과 다른 의욕이 생긴 나는 부동산 카페와 블로그에 더 자주 들어갔다.
아파트 임장 기록부터 시작해서 경매, 토지, 상가 등 부동산 종류별로 갖가지 임장 후기가 있어서 신기했다. 그 많은 임장 후기를 다 읽고 난 후에는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담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글을 읽다 보니 다들 공통적으로 이것만은 꼭 하라고 강조한 것이 가계부 쓰기였다. 가계부를 직접 써봐야만 지출 흐름을 알 수 있으니 되도록 수기 가계부를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
어릴 적 용돈기입장 몇 번 쓴 것 외에 성인이 되고 나서 가계부를 제대로 써본 적이 있던가? 그저 카드 결제 후 날아오는 문자를 보거나 잔액부족이 뜰 때 모바일 뱅킹 앱에 들어가서 보는 게 전부였다. 왜 돈이 없지? 생각만 했을 뿐 그 ‘왜’에 대해서 꼼꼼하게 살펴보고 분석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그동안 이렇게 돈에 무관심했다니… 반성하는 마음으로 퇴근길에 바로 서점에 들렀다. 어떤 가계부가 좋을지 감이 없어서 그냥 가장 많이 팔린다는 가계부를 샀다. 집에 와서 가계부를 펼치고 지출 내역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쓰고 보니 궁금했던 ‘왜 돈이 없을까?’에 대한 질문이 금방 풀렸다. 지출의 절반 이상이 편의점과 배달 음식이었다. 퇴근 후 스트레스 풀기 위해 소소하게 지출했던 맥주나 치킨 등이 모이고 보니 무시하지 못할 큰 금액이었다. 이 돈을 모아서 어디라도 투자를 했다면… 후회가 밀려왔다. 가계부를 다 쓰고 누웠는데 천장에 그동안 흥청망청 썼던 돈이 눈에 아른거렸다. 돈을 아껴 썼다면 고시원보다 더 좋은 곳에서 방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울함에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기로 결심했다. 지금이라도 내 소비 패턴의 문제점을 알았으니 된 거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돼. 오늘을 밑거름으로 삼아 개선하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