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여느 때와 같이 붐비는 사람들을 뚫고 지하철에 올랐다. 보통 퇴근하면 집에 가기 바빴지만 오늘은 혼자 부동산 임장을 가보기로 했다. 회사에서 그렇게 멀지 않으면서도 공원이 있어서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던 동네에 직접 둘러보려고 길을 나섰다.
부동산 카페와 블로그에서 읽은 임장 후기를 종합해본 결과 역세권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부터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역에서 가까운 아파트 중 가장 규모가 큰 아파트를 방문했다. 1,000세대 이상인 대단지 아파트는 그 자체로 하나의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커서 입구에서부터 위압감이 들 정도였다. 역세권 아파트다 보니 저녁 시간에도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도 잘 발달해서 병원과 마트, 각종 학원 등 없는 게 없을 정도였다. 이런 곳에서 살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필요한 건 대부분 구할 수 있으니 편할 것 같았다.
넋 놓고 쳐다보다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 지난번 모임에서 받은 임장 체크리스트에 하나씩 적어나갔다. 아파트 입구로 쭉 들어가다 보니 초등학교가 있었다. 흔히 말하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여서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실제로도 아이들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부들이 많았다. 지하철에서 본 부동산 투자 관련 영상 중에 외제차와 유모차가 많은 아파트가 좋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특히 유모차 수가 많다는 건 그만큼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키우기에 좋은 곳이라 구매 선호도가 높아 다른 곳보다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서 좋은 기준이 된다고 했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외제차가 많았다. 아파트에 있는 유모차를 전부 세는 건 어려워 보여서 놀이터에 있는 유모차만 세어봤다. 대충 봐도 10대는 족히 넘는 것 같았다. 초등학교가 아파트 단지 내에 있어서 아이들 안전 걱정을 덜 해도 되고, 역에서 가깝고, 상권도 좋은 아파트… 내가 아이가 있는 학부모여도 이런 아파트에서 살고 싶을 것 같았다. 누가 와도 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곳이니 아파트를 팔게 되더라도 매수자 걱정을 안 해도 되니 금상첨화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