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의 오픈핸드 학창 시절, 르 코르뷔지에의 위대함에 대한 건축사 교수님의 찬사 끝에 찬디가르라는 계획도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저 건축가가 그렇게 위대한 건축가인가, 유럽도 아니고 인도에 있는 저 도시를... 나는 평생 볼일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르 코르뷔지에의 “주택은 거주하는 기계다.” 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사실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저 시험을 보기 위해 달달 외웠을 뿐. 학교를 졸업하고 주택을 디자인하면서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시험에서 외웠던 그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르 코르뷔지에의 이론에 대한 감탄과 함께 시대를 앞선 건축가의 뛰어난 통찰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감탄과는 별개로 기획, 디자인, 설계의 단계가 구축을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 인지되지 않고, 단지 시공의 부속품처럼 소비되는 한국의 건축 인테리어 시장에, 공간디자이너라는 내 직업에 대한 회의가 쌓여 갔고 결국 나는 한국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결심을 하고 짐을 쌌다.
공갈빵 같은 나의 체력으로 40도가 넘는 8월의 한여름, 아무도 다니지 않는 땡볕의 길을 릭샤를 타고 달려 드디어 도착한 르 코르뷔지에의 오픈핸드. ‘내가 여기에 있다니, 내가 르 코르뷔지에의 오픈핸드를 직접 보고 있다니... 평생 볼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 오픈핸드를...'